
이전 트랙 곡과는 달리, 이번 곡에서는 힘이 쫙 빠진 그의 목소리가 나온다. 담담하고 차분하게 부르는, 그래서 더 쓸쓸하게 느껴지는 노래. 겨울.
가끔 노래보다는 말에 가까운 것처럼 느껴지는 곡이 있다. 나에게는 겨울이 대표적으로 그런 노래... 단촐한 기타 반주 탓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 싶다.
이전 곡과는 달리 그는 노래에서 존댓말을 한다. 그것도 꼬박꼬박. 마지막 문장을 빼면 정말 다 존댓말이다. 이제는 연인이 아닌 사람, 그래서 뭐든 쉽게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모양이다.
그는 계속 묻는다.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질문을 쏟아내지만, 꼭 대답을 듣고 싶은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. 이 곡에서 “고마워”만큼은 반말로 전하는데, 그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분명 고맙다는 이 한 마디였으리라. 앞에서 했던 모든 말이 다 전해지지 않더라도 상관없으니, 듣지 않아도 좋으니 고맙다는 말만큼은 꼭 남기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.
‘쉽게 잊지 못 할’ 사랑은, 정말로 추운 겨울에도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. 꽁꽁 얼어붙어 차갑고 시린 마음 한 켠에 자리잡아 절대 떠나지 않는다.
차가운 새벽공길 지나
어두운 밤거리를 달려
숨차게 언덕을 올라
하늘을 바라다보면
그대뿐입니다
아나요 얼마나 힘겨운지
침묵이 무엇을 말하는지
힘겨운 새벽 아침이
밝아올 때 쯤이면
조금 나아지겠죠
하루 또 하루가 지나가고
이 겨울이 지나가면
익숙해질 수 있을까요
아득하기만 한
그대의 따스한 손길
쉽게 잊지는 못할겁니다
아마도
좀처럼 무뎌지지 않는
그대란 사람의 흔적들
이렇게 될 걸 우리
조금 일찍 알았더라면
행복했었을까요
하루 또 하루가 지나가고
이 겨울이 지나가면
익숙해질 수 있을까요
아득하기만 한
그대의 따스한 손길
쉽게 잊지는 못할겁니다
너와 수줍게 입맞추던 밤
서툴고 예민했었던
그 시절의 우린 없지만
문득 비좁은 시간의 틈
그 사이로 새어들던
아름다운 그대 고마워
'정준일' 카테고리의 다른 글
괴물 (0) | 2020.05.14 |
---|---|
그 계절의 우리 (0) | 2020.05.11 |
안아줘 (0) | 2020.05.03 |
언제까지나 지금처럼 (0) | 2020.04.29 |
Love (Intro) (0) | 2020.04.19 |